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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상당히 우울한 모습을 들을 보여 저를 봐주는 분들께 대단히 폐를 끼쳤습니다. 주변에까지 어두운공기를 전했던것같아서 새삼 미안하게 느껴집니다. 어째서 요 근래 그토록 우울했던가..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확실한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갑자기 주어진 시간적 여유 때문인것같습니다. 언제나 스스로를 닥달하며 살아가는 방식때문에. 언제나 바쁘게 살아온 지난 몇달간. 그리고 요 몇일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자 이래도 되는가 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던것 같습니다. 친구말대로 저는 너무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살아가는게 맞는가 봅니다.

스스로가 만족스럽지 못한것. 지난 몇년간 제 행동을 제약한 생각입니다. 언제나 친구들과 비해 뒤쳐진것 같고, 따라가는것 같고, 그러한 느낌들. 아마도 일종의 컴플렉스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역시 제자신이 그런 느낌을 받을 정도로 못나지는 않았다는 것은 알지만, 어린시절의 기억은 심리적 상처로 남아 항상 저를 몰아세우곤 했습니다. 노력을 하고, 열정을 쏟아부어도, 당장에 결과가 보이지 않으면, 그리고 때떄로 그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때 너무나도 크게 실망해 버리는 성격을 가지게 된것이지요.

그래서 요 몇일은 상당히 어두운 마음이었습니다. 내 힘없는 목소리를 듣게 되는 내 친구들에게 미안했습니다. 전화도 뜸하게 되었습니다. 말이 없어지고, 표정이 사라져갔습니다. 주먹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이런 자신이 다한번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렇게 조금 침울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아침, 몇일의 비 끝에 그렇게 찬란히 비치는 햇살을 보고, 그냥 밖에 나가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이상 방에 있으면 안되겠습니다. 언젠가 신문 한귀통이에서 봤던 소식. 우울할 때는 비타민과 가벼운 일광욕, 간단한 운동이 효과가 좋다던가요.

샤워를 끝마치고, 비타민C 알약하나를 먹었습니다. 옷을 입고,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시간은 오후 네시반, 해가 지고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여름이 다가와 길어진 낮시간 덕분에 아직도 강하게 내려죕니다. 다행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역으로 갔습니다. 평소대로라면 바로 교보문고로 들어갔겠지만 오늘은 아닙니다. 거리로 나갔습니다. 휴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습니다. 조금은 시끌벅적한 느낌입니다. 한국사람들은 표정이 딱딱하다던데, 오늘은 아닌가 봅니다. 사람들이 모두 웃는것 같습니다. 조금은 시끄럽게 물건을 파는 사람. 미군반대 시위를 하는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 뭐를 찍는 지는 모르겠지만 카메라를 든 채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 광화문 그 커다란 건물앞에서 햇볕을 쬐는 사람들. 아! 조금은 특이하게, 한복 저고리를 입은체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외국인 청년도 있었습니다.

모두들 바쁘게 그리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방한 구석에 앉아서 쓸쓸함을 이야기 하던 내 모습이 바보같았다는것을 깨닫게 됩니다. 목적지는 걷는자에게 다가오는것. 마음을 다잡아 우울함을 벗어나는 것보단 차라리 무작정 거리로 나와 움직이는 편이 좀더 빠른것 같습니다.

비타민 C, 따스한 햇살, 산책. 그때 신문을 봐두길 잘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모습을 바라보면서 내가 얼마나 편협한 회색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가를 깨닫습니다. 다른 모습으로 힘차게 살고 있는 모습들을 바라보며 조금 힘이 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젠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날 시간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나는 충분히 힘든 시간을 보냈으니, 이젠 좀더 밝은 시간을 가져도 그래도 그게 제자리에 멈춰있는건 아니라는것. 알거 같았습니다.

계절이 바뀔때쯤엔 항상 많은 비가 내립니다. 추운 겨울에서 따스한 봄이 오기전에 봄비가 가득 내리듯. 강렬한 햇살이 내려쬐는 여름이 오기전 장마가 오듯, 언제나 변화의 문턱에서는 조금은 힘든 시간들이 있기마련인것 같습니다. 조금은 길었던 이 우울들이, 햇볕이 내려쬐는 여름을 위한 장마였다고 생각해봅니다. 비치는 햇살을 기다리겠습니다.
감성적인 사람들이 자주 우울해진데..ㅋ 당연한건가-ㅁ-;
2006/08/08 11:18
응응. 그렇지.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나는 감성과 우울함을 같이 가지게 되었고 덕분에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지만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는게 좀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

2006/08/0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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