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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
집으로 돌아가는 어스름한 저녁의 버스정류장.
플라스틱의자에 걸터앉아 54번버스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자주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것은 꽤나 지루한 일이다.
CDP를 꺼내어 음악을 들었다.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이따금 서쪽 하늘을 바라보며
그렇게 기다림을 매꾸어가다가.
그만, 당신을 생각해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그대를 생각하다가
그대를 생각하다가
그대를 생각하다가
나는 세 대의 버스를 놓쳐야 했고,
여름의 긴 해마저 완전히 져버렸고,
정류장엔 나만 홀로 남아있었다.
아무리 기다려보아도.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우리둘의 인연엔, 나만 홀로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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