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나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본인 '면류' 음식에 환장한다. (라면, 냉면, 국수 이런게 이 카테고리안에 들어가 주겠다). 허나 언제나 기숙사에 거주하는 이몸. 면류음식에 대한 사랑은 크나 주위 환경이 받쳐주지 못한다. 라면도 '냄비에 끓인 넉울이' 같은 것을 선호하지만 언제나 '찬물부은 육개장 사발' 같은 것을 들고 절규해야 했다. 허나 기숙사라는 곳은 언제나 취사 금지. 안되면 안되는 대로 전기냄비라도 하나 장만하겠다만은 지금의 대학원 기숙사는 아주 자~알 지어진 건물이라-_-; 전열기 같은거 꼽으면 그 콘센트만 전기가 핑 나가버린다. (인텔리전트 건물이냐-_-?)
허나 죽으라는 법은 없는 법. 기숙사 1층에는 온수기와 전자렌지가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봉지라면을 응용한 '타파통 라면', 군을 다녀오신분들이 잘 아시는 뽀글이 되겠다. 적당한 통에다가 라면과 스프를 넣고 전자렌지에 돌리는 럭셔리 뽀글이로 생명을 근근히 이어가고 있던것이었다. (물론 맛은 냄비라면의 것에 37.42%만큼 모자라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컵라면이 아닌 일반의 라면을 먹을 수 있게 되자, 배때지가 불러버린 본인. 라면이 아닌 것들에 도전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몸이 가장 선호하는 '냉면'을 타겟으로 삼을까 해보았으나, 전자렌지의 구리구리한 화력으로는 역시 무리라고 생각하고 접었다. (지마켓의
7900원짜리 메밀냉면세트가 얼마나 본인의 마음을 아프게 했는지 모른다. 냄비가 있으신 분들은 지르시라.) 그래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국수!
그렇다. 국수를 먹어보자. 하얗고 탄력있는 면발의 국수를 먹어보자. 국수다아~~!
롯데마트에서 염가판(와이즐~렉)으로 나온 국수 900g을 구비했다. 별도로 야식먹을 타이밍을 잡지 못해 한참 동안은 그냥 끌어안고 잠드는데 만족했다(-_-;) 그러나 바로 어제! 드디어 작전에 들어간 것이다.
[아리따운 국수의 자태가 보이는가? '의사결정의 순간'. 이 긴장되는 순간의 이몸의 정신상태를 보여주는 책되겠다]
왼편의 저 투명하고 영롱한 것이 전문용어로
대(對)뽀글이전용범용그릇형결전병기 되시겠다. 쉬운말로 '플라스틱통'이다. 우리를 식도락의 낙원으로 인도하실 그분이다. 가운데 '의사결정의 순간'은 이 몸이 국수의 불어터짐과 안불어터짐의 타이밍 경계선에서 과감히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의지를 불어넣어 주실 지침서이다. (거짓말) 그리고 오른쪽 오늘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주실 롯데마트의 국수씨다. (뽀글이를 위해 '가는면'으로 샀다)
[국수 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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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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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발이 짧다고 맛이 변하는게 아니다!]
[우리를 국수 천국으로 인도하실 '냉온수기 님'과 '전자렌지 사마'시다.]
1.온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붇는다. 2. 전자렌지에 돌린다. 3. 냉수기에서 찬물로 행궈낸다. 라는 삼단계과정을 거치게 된다. 뽀글이로 단련된 타이밍 감각과 '의사결정의 순간'의 지원아래, 전자렌지라는 혹독한 환경에서도 쫄깃한 면발을 뽑아내는데에 성공했다. 본인은 여기서 '국수의 양과 물의 양, 그리고 전자렌지 타이밍의 상관관계'에 대한 심오하고 놀라운 상관관계를 발견하게 되었으나 엠바고를 지키기 위해 여기서는 생략한다. (대강 찍었다. 잘익어서 다행이다)
[용쓰고 계시는 전자렌지 사마]
[노력의 결과물. 땀은 우리는 배신하지 않는다.]
험난한 고난의 과정을 거쳐서 우리는 쫄깃쫄깃 탄력이 넘치는 면발을 얻게 된다. 자 여기서 우리는 굉장히 심각하고도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된다. 그렇다.
비빔국수인가
국물이 있는 국수인가 이다. 그렇다. 비빔국수는 쉽다. 어디선가 적당히 양념을 얻어서 비비면 되는 것이다. 그런 나머지 이미 '비빔면'이라는 브랜드로 팔리고 있기까지 하다. 여기서 그냥 순수히 비벼먹어 버린다면, 우리가 비빔면의 그 순탄한 길을 버리고 여기까지 온 의미는 무엇이란 말인가? 본인 15살 이후로 세상과 쉽게 타협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남들이 전부 비빔국수라고 말할때 홀로 물국수 라고 외치는 호기를 보여 보겠다. 그리하야! 오늘의 다크호스!
[우리를 물국수의 세계로 인도할 가쓰오부시 국시장국님]
가쓰오부시 국시장국님께서 등장하실 때가 된 것이다. 슈퍼에서 이분을 집어들면서 참으로 많은 고민을 했었다. 과연 이분이 제대로 된 맛을 내어 주실지, 아니면 아스트랄의 세계로 본인의 혀를 인도해 버리실지 전혀 감각이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몸 도전했다. 샀다. 원래 모든 혁명과 발전은 어느정도의 위험감수 아래에서 나오는 법이다.
'콸콸콸콸'
과연 어떤 맛일까. 점점 갈색으로 변해가는 국물을 바라보며, 긴장과 기대로 마음이 쿵쾅거린다.
[완성! 여전히 '의사 결정의 순간'이 우리를 써포트 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제 시식!.
한입.
또 한입.
그리고 갑자기 열심히 먹기 시작한다.
국물까지 마시기 시작한다.
정말로, 정말로 열심히 먹고 있다.
우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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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없어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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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워서 다 먹어 치웠다. 고통을 오래 느끼기 싫어서 빨리 먹어치웠다. 아아 ㅡㅜ 아까워. 눈물나. '의사결정의 순간'은 패대기 쳐버렸다. 뒤집어 버렸다.
[인내의 시간은 지나가고..]
심대하고 장대했던 이몸의 물국수 도전은 이로서 아쉽게 끝났다. 삶이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인생이란 자신의 예측과 벗어나는 쪽이 훨씬 더 많은거다. 우리는 언제나 스스로의 결정에 대한 결과를 책임지고 받아 들일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설사 그 결과가 자신의 원치 않았던 것이라도... 그러면서 우리는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다.. 라고 오늘의 가쓰오부시 물국수 님께서 가르쳐 주신것이다. (거짓말마라아아~!!! 이런 jack일슨 -_-;; )
돌아가신 정모 회장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한번의 실패로 단념해 버린다면 우리의 인생은 언제 자라날 것인가!
그런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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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이거다!!! (부활하신 '의사결정의 순간'님)
p.s 잊지않겠다. 가쓰오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