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방금 전에 한창 센티멘탈 하고 샤방샤방한 포스팅을 하나 하고 나서 쓸 글이 아니긴 합니다만
김치! 김치! 김치! 이일을 어찌합니까?

<자초지정>
에 그러니까 저는 자취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혼자서 밥해먹고 산다 이거죠.
집에서는 반찬보내주는것도 미안시러워서 보통은 인터넷에서 사먹습니다.
인터넷에서 주문해서 파는 것이라지만, 맛도 포장도 가격도 보통의 반찬가게보다
훨씬 편합니다. 뭐 제일 큰 이유는 이 주변에 반찬가게가 없었다는것이지만요.

하여간에 그런고로 인터넷에서 반찬을 주문하면서 김치를 같이 주문합니다만은
이게이게~ 양이 참 작습니다. 김치찌개정도를 끓이면 2번이면 다 먹는다? 정도의 양.
따로 슈퍼에서 김치를 사러나가면 농협김치가 대략 500g이 4000원선. 1Kg면 8000원
한국식 이상한 계산법으로 따지면 걍 1Kg에 만원인겁니다. 만원. 매우 비싸지 않습니까?

때문에 김치도 인터넷에서 사먹어보자! 라고 다짐하고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효리씨도 애용한다는
지마켓에서 '김치'로 검색해보니 첫번째줄에 9900원 10kg! 하고 떴습니다.
여러분 믿기십니까? 10kg에 9900원이랍니다.
농협김치는 10키로에 10만원인데(역시 계산이 이상합니다) 10배나 싼겁니다. 아싸
다만 10키로.. 그래요 10키로입니다. 너무 많지않을까요? 라고 생각해 봤습니다.
근데 슈퍼서 500g짜리 두개 사다가 1키로 가져다놔도 대략 몇주도 안되서 다먹곤 했습니다.
뭐 10키로 정도. 얼마 안되겠지요. 이정도면 먹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주문을 했습니다...
.
.
어제 제가 일하는 연구실로 택배가 왔습니다. 주중에는 늘 연구실에 있기에
택배는 언제나 연구실로 배달하도록 주문합니다만은...

이상합니다. 택배가 왔는데 어째 생각보다 대형 박스 입니다.
이상합니다. 택배를 받아 들었는데 어째 생각보다 많이 묵직합니다.
차마 열어보기 무서웠지만 열어보니 그곳에는 거대한 김치가!!!!

많아요. 너무 많아요. 이게 10키로라니, 기분으론 한 30키로는 될꺼 같아요.
4인 식구가 날마다 김치전을 해먹으면서 겨울을 날 수 있을꺼 같은 양입니다.
애초에 10키로를 우습게 봤던 나의 잘못입니다. 이거. 도저히 한 자취생이 먹어낼 수 있는 분량이
아닙니다. 일단 이 무서운 녀석을 어떻게든 눈에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연구실 냉장고에
넣었습니다.....아 -_-;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김치가 너무커요. 냉장고 받침 하나를 제거하고
공간을 만들어 넣었습니다.


[기세도 당당한 거대 김치]

그래요 어쩌면 판매하는 아줌마가 '옜다 기분이다 한 2키로쯤 더먹어라' 하고 주신걸 껍니다.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많을리가 없습니다. 아니. 아니. 어쩌면 저번에 슈퍼에서
샀던 김치 1Kg 짜리. 그들은 1키로라고 주장했지만 실은 650그램정도 밖에 안됬던게 분명합니다.
'훗 그거의 10배쯤이야~ 가뿐하게 먹어주지' 라고 맘먹었었단 말입니다.
아닙니다. 저건 절대 10배가 아닙니다 @.@ 어흑 세상이 나를 속이고 있어요!!
둘중 하나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 OTL.

.
.
.

그런 연유로.
오늘부터는 무조건 식사는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김치전, 김치...... 인겁니다. OTL

연구실 냉장고를 열때마다 김치냄새가 납니다. 애들이 '형 이거 어쩔꺼예요?' 라고 묻습니다.
미안합니다. 우리집 냉장고는 이미 만땅입니다. 이 김치 덩어리가 들어갈 자리는 절대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애들에게는 '곧 들고 갈께' 라고 했지만, 졸업할때까진 어림 없을꺼 같습니다-_-;;;


P.S 혹시 다양한 김치요리 조리법이 적힌 사이트 알고 계십니까? (진담입니다;;)

저도 현 자취 12년차, 김치에 목말랐던 삼년전에 똑같은 경험을 했었었죠. 방법이 있나요 김치볶음밥에 김치국을 끓여서 김치랑 먹을 수 밖에요. 그러다가 바닥이 보이면 금세 또 제일 아쉬운게 김치 일겁니다.
2006/11/10 09:16
후후후
집에 있는 냉장고로 이전하기 위해
주말동안 신나게 반찬을 먹었습니다.
연구실에 있는 김치의 한 1/4정도는 가져올 수 있을꺼 같아요 ㅎㅎ
그나저나 제일 아쉬운게 김치라는데에 엄청나게 동의!

2006/11/13 08:41

묵히세요....3년간...묵은지 탄생비화!두둥
2006/11/10 09:20
훗 그럼 3년뒤에 묵은지찌개 전문 요리점을 개업하는거야? ㅎㅎㅎ

2006/11/13 08:48

ㅡㅡ;; 어쩌자고? 기세도 당당한 거대김치..ㅋㅋㅋ
2006/11/10 09:23
아아 ㅜㅜ 거대 김치;; 연구실 냉장고 열기가 무서워~ ㅎㅎ

2006/11/13 08:48

monosense
아니...용호군...ㅎㅎㅎ 10kg!
야식도 김치전으로 해결해야겠구만.^^;
2006/11/10 13:28
김치로 할 수 있는 요리는 다 해먹어 보일테닷!! ㅎㅎ

2006/11/13 08:49

아.. 웃겨서 눈물이 다 나네 ;ㅁ;
2006/11/12 01:01
너는 웃겨서 눈물이 나오지?
나는 슬퍼서 눈물이 나온단다 ㅜㅜ

2006/11/13 08:49

같은 자취생끼리 좀 나누자고..ㅋㅋㅋ
2006/11/12 23:58
제발 가져가 주세요 ㅜㅜ

2006/11/13 08:49

권영희
크하하하>_<
무게를 좀 생각을 해보지ㅋㅋㅋㅋ
주변에 다른 자취생들한테 팔아ㅋㅋㅋ
왠지 이미 다 먹었을것같다만ㅇ_ㅇ
2007/01/14 13:20




펜탁스 포럼, 사용기란 에 올렸던 감상문
내가 글을 쓰는 재주-생각을 글자로 옮기는-를 가지고 있는 것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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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를 보는듯한 이 상큼한 구성과 폰트.
멋진 글과 사진들..오오오! 자네의 재주에 또한번 놀란다네~
2006/08/12 01:55
하핫~ 한번 상큼하게 나가보고 싶었다네.
그게 전해진다니 참 뿌듯하고 기쁘구만^^ 고맙다네

2006/08/13 22:31

이영재
제 블로그에 좀 퍼다놨습니다...
네이버에 sidaylee 이구요. 문제되시면 삭제할께요.
근데 그림이 작아서 잘 안보이는군요.
2006/08/29 09:17
얼마든지 퍼가셔도 됩니다.
으음 네이버에 가져가면 작게 나오는군요
작은 버전을 하나 만들까 생각해봐야겠습니다^^

2006/08/29 13:45

태년군
이거였구나... 멋지다. 펜탁스가 글케 좋아? 나도 펜탁스 유저야... 비록 똑딱이기는 하지만 ;;
2006/09/11 00:58
ㅎㅎ 펜탁스가 좋다우~
이번에 나오는 k10d 에 대해서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
아마도-_-; 나와도 못살꺼 같지만 말야.

2006/09/12 22:15




동생이랑 "광식이 동생 광태"를 봤습니다. 한창 스크린에서 하고 있던 시절부터 보고 싶던 영화였었는데, 개봉 했을 당시엔 볼만한 상황이 되지 못하던 시기라 어영부영 넘겨버렸었죠. 집에 내려온 김에 근처 비디오가게를 갔는데 운좋게도 하나가 남아 있었어요^^ 여담이지만, 거실에서 동생이랑 띵굴띵굴 딩굴면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은 그자체로 참 큰 행복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래저래 이상하게 살아온 제게는 행복일 수도 있군요^^

아버지는 운동 가시고, 어머니는 목욕을 가시고, 집안에는 저와 동생 둘만. 거실의 불은 깜깜히 끄고, 티비의 볼륨을 크게 키우고, 영화에 집중했습니다. 한시간 반의 깜빡이던 영상들과 음악들과 대사들은 지나가고, 영화는 끝나도 내머리속에는 이것저것 생각들이 계속 떠돌았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광태에 대해서는 이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나와는 완전히 반대의 타입이랄까요? 아마 다시 태어나도 광태랑 닮기에는 상당히 무리수가 있겠습니다^^. 제게는 이 영화의 주인공은 오로지 형 '광식이'뿐이었어요. 영화를 보는 내내 광식이가 잘 되길 빌었지만, 결국 그는 모든것을 지나보내버리고 '세월이가면'을 부르는 것으로 그들의 인연을 종결짓고 맙니다. 한없이 답답하기만한 광식이를 내가 쉽게 비판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의 모습에서 진하게 겹쳐보이는 내 모습때문입니다. 옹호할 생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는 확실히 소심하고, 말도 못하고, 서툽니다. 그가 가진 사랑과 애절함은 진실이었지만, 말하지 못했으니 알아채지 못했으니 무효입니다. 그럼에도 광식이 같은 사람은 '자신도 그러고 싶지 않지만 그렇게 태어나버린것'이란 것을 나도 너무 잘알기에 거친말로 그를 매도할 만큼 매정해지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드는 또하나의 불만. 광식이가 그토록 짝사랑 했던 윤경씨!(이요원). 당신도 그의 마음을 그렇게 알고 있었다면, 당신 쪽이 한발 더 내밀수도 있지 않았습니까? 당신이 좋아한 사람이 그런 사람이란걸 그렇게 잘 아는 당신이 손을 조금만 뻗어 줄수도 있지 않았나요? 왜 그렇게 수동적이기만 했나요. (이러한 것은 광식이에 대한 제 끝없는 연민에서 나오는 한탄입니다^^;) 아아.. 하지만 역시 생각해보면 그녀는 여러번 손을 내밀었구나 싶기도 해요. 전해준 초콜릿 바구니를 생각해보면요. 물론 동생 광태의 실수 때문에 어긋나고 말았지만요. 그런 그녀의 손내밈에도 불구하고 엇갈린 것은, 인연이란 정말로 영화의 그 대사처럼 '그런 엇갈림마저도 포함하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결국 그에게 부족했던 것은 눈치였겠습니다. 그런 사람들이니 표현이 필요한데, 그럼에도 말하지 않은 쪽은 '둘 다' 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들은 그런 인연이였다 말해야겠습니다만.. 그렇지만 나는 끝까지 '원래 그런 인연이었다'라고 말하버리기가 꺼려집니다. 그냥 그렇게 말하기엔 내 모습도 거기에 겹쳐질까봐 두렵기 때문입니다. 내가 눈치가 없어서, 상대방이 말하지 않아서 그렇게 인연이 끊어져버리는 일이 생길까봐 쉽게 인정하기 싫습니다. 물론 나는 광식이 보다는 좀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듣는 사람이고, 그보다는 훨씬 솔직한 쪽이지만 그래도 혹여나 내 표현 부족으로 잃어버릴 것들이 있다는 것이 참 무섭습니다. 내 눈치 부족으로 스쳐보내버릴 따뜻함이 있을까봐 두렵습니다.



사랑이란 표현을 해야 하는 것이 맞기는 합니다. 표현하지 못하고 담아놓은 사랑이란, 보석상자속에 놓인 보석같은 존재입니다. 보석상자가 아무리 아름답다 한들, 그것은 단지 무언가를 감싸고 있는 것 따름일 뿐인걸요. 중요한것은 보석인걸요. 내놓지 못하는 보석은 가치를 알릴길이 없습니다. 그런 보석을 감싸쥐고 있는 상자역시 더욱 소용없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진 이 소중한 보석이 상대방에게 가치가 없는 것이면 어떡하나 하는 그 심장 부서지는 두려움은 상자를 여는 손을 늘 주저하게 만듭니다. 윤경씨가 건넸던 초콜릿 바구니같은, 작은 손을 내밀어주는 상대방을 만난다면야 천만다행이겠지만 물론 그건 그냥 역시 희망사항정도이겠습니다. (물론 카드에는 부디 받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주거나, 광태같은 필름끊기는 동생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실은 나는 이영화를 보면서 무엇을 느껴야 했을까요? 그것을 결정짓는 것 조차 실은 꽤나 힘든 일입니다. 그저 지금의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내 마음이 윤경을 떠나보낸 광식이의 마음과 미묘하게 비슷하다는 것뿐이고, 그저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직도 이렇게 불안한 내 마음을 의연하게 만드는 일 뿐이겠지요. 어쩌면 이 의연이 나를 불행하게 만들지라도 말이예요.


시작한지 1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서툰것 두가지가 있습니다.

라면의 물을 조절하는 것과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 말입니다.

첫번째 것은 참을만 한데, 두번째 것은 괴롭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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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광태가...삐져서 왜쳤던 ..니가 더 재수없어...후후후..너므 긔여웠다는...파핫-_-;;
2006/02/01 10:20
귀엽긴 귀여웠지 그장면^^ 봉태규는 참 귀여운 배우인거 같아^^

2006/02/01 17:20

속터져~ 속터져~ 그러면서 봤던 영화네요. (笑)
2006/02/01 14:57
전 속터진다기 보단 너무 안타까운 마음으로 봤어요. 어흑 ㅜㅠ

2006/02/01 17:20

아.이영화 보고싶었는데...-.- 밤에 쫄래쫄래 삼성역 향해볼까나.ㅎㅎ
이요원. 마지막 옷이 참 이뿌구랴.음~
2006/02/01 15:20
응^^ 자네라면 아마 꼭 좋아할 영화일껄쎄^^ 꼭 보시게나~
아마 자네도 광식이에게 열렬한 응원을 보내지 않을까나 싶은데^^

2006/02/01 17:21

나도 못봤는데~ DVD나 빌려서 봐야겠다~ㅋ
2006/02/02 10:42
응~ 꼭봐라~ 두번봐라~ ㅋ

2006/02/02 20:38



거의 한달에 두편씩 보는 엄청나게 느린 속도로,

드디어 '안녕 프란체스카'를 다 보았다.

단순한 시트콤이라고 생각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결국은 눈물을 찔끔.


머리속에 남는 것은 주제가처럼 수십번이고 나왔던 노래

Art Garfunkel 의 Traveling boy
 
결국 두일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는 노래인것 같다.


프란체스카를 만나서 했던 '안녕'

그리고 그녀를 떠나면서 했던 '안녕'

그리고 그는 그녀를 놔두고 떠나가야 하는것.


프란체스카 1부 초창기부터 나왔던 노래였는데

이렇게 전체적인 주제를 관통하는 내용인지는 몰랐었다.

마지막화에서 이노래를 듣는데 어째서 눈물이 나는지..



노래 분위기는 꽤나 관조적이었는데,

가사는 슬프지 않은 듯하면서도 너무 슬프다.

중독된듯 어제와 오늘에 이어 하루종일 듣고 있다.

하지만 역시 노래는 아름답지만,

나는 이런 노래를 부를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아.

하지만 부를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어



Wake up my love beneath the midday sun

Alone, once more alone

This Travellin' boy was only passing through

But he will always think of you

눈을 떠요 나의 사랑 해는 이미 높이 떠있는걸

혼자 다시 또 혼자이더라도

잠시 스쳐 지나갔지만

항상 당신을 기억할꺼에요

 

One night of love beside a strange young smile

As warm as I have known

A travelling boy and only passing through

But one who'll always think of you

낯선 이와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따스함은 가슴깊이 남아

떠도는 이, 스치는 인연이었더라도

당신의 기억은 영원할거야

 

Take my place out on the road again

I must do what I must do

Yes I know we were lovers

But a drifter discovers

일어나 다시 길을 떠나요

이제껏 그래온 것 처럼

그것은 분명 사랑이었지만, 방랑자는 알아요

 

A travellin' boy and only passing through

But one who'll always think of you

잠시 스쳐 지나갔지만

항상 당신을 기억할꺼에요

 

Take my place out on the road again

I must do what I must do

Yes I know we were lovers

But a drifter discovers

That a perfect love won't always last forever

일어나 다시 길을 떠나요

이제껏 그래온 것 처럼

그것은 분명 사랑이었지만, 방랑자는 알아요

완전한 사랑도 항상 영원할순 없음을


 


I won't say that I'll be back again

Cause time alone will tell

So no goodbyes for one just passing through

But one who'll always think of you

No goodbyes

다시 돌아올꺼라고 말하지 못했죠

안녕이란 말 없이 잠시 스쳐지나갔지만

당신을 항상 기억할테니까요

안녕이란 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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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사가..정말...
2006/01/18 21:00
응. 가슴을 후벼...

2006/01/19 00:05

좋은데요^^
2006/01/20 02:22
응. 너무 눈물나지.
이젠 내 입장이 되어버린걸.

2006/01/23 19:10

ym.lee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2010/02/21 02:08




유명했던 봄날은 간다. 그걸 이제서야 봤습니다.
나는 오늘 그러니까.
울려고 작정한 상태였어요.



그러니까
조금만 슬퍼도 울어보려고 했습니다.
영화를 잘못골랐던 걸까요.
나는 두시간내내. 조금도 울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가슴은 약간 아파요.


오랜만이네요.
가슴은 아프네요. 아주 조금이지만, 가슴이 아프네요.



두시간 동안
나는 웃지도, 울지도 못한 얼굴로.
그냥 그렇게 바라봤어요.
아마 거울을 봤다면 꽤 우스꽝스러웠을지도 몰라요.

나는 솔직히
저런 사랑조차 쉬운 일이 아닌거였네요.
울 수 있는 마음조차
이가 나가 있었습니다.



내게 결핍된 무언가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얼마전 친구의 말처럼
난 처음부터 무언가가 빠져있었습니다.

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냥 그 빠진자리가 시려요.
아프지는 않은데 시려요.

나는 좋은 사람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
좋은 사랑이 될 수도 있을까요?



안녕.
안녕.
안녕.
아무것도 하지 못해
지쳐있던 내 마음에게
그러니까 안녕.

이젠
내 마음도 울 수 있을 만큼의
용기를 얻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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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기숙사에서 황우석 박사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얼마전 연구발표로 다시한번 국민적 인기를 얻게된 황우석 박사님이었기에 강연장은 말 그대로 사람들로 터져나갈 듯 했습니다. 대략 두시간동안 그의 강연을 보며 이것저것 여러가지 잡상이 떠올랐기에 적어둡니다.





잡상1. 그의 국민적인 인기를 느낄 수 있었다. 때로는 그 인기가 너무나도 일방적이고 열광적이어서, 과열을 경계를 하는 이들도 꽤나 있다. 나 역시 약간은 경계하는 편의 입장이었으나, 이 강연을 보려고 이 구석진 기숙사까지 찾아온 조그만 고등학생들을 보고 차라리 그가 지금보다 좀 더 인기를 끌었으면 했다.

그네들이야 아마 어떤 거창한 마음가짐보다는 유명한 박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얼굴한번 보고 친구들에게 자랑하려는 마음도 꽤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어떠라. 우리나라에서 정말로 몇몇되지 않는 과학자 영웅이다. 우리가 가수나 배우의 모습을 보고 비명을 지르고, 스포츠 선수를 보며 열광했듯 과학자를 보고 그렇게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땅에서 이공계란 열심히 일하고, 대접은 그닥 받지 못하는 말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비록 그가 아닐지라도 과학을 공부해도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는 역할 모델이 나와준다면 참 좋겠다. 부와 명예가 아니더라도 과학자란 정말로 중요한 일을 하는 구나 하는 시선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 물론 이런 몇몇 모델이 현실의 참담함을 덮기 위한 유인책으로서가 아닌, 우리 스스로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진정한 모델로서가 바른 방향이겠지만.


잡상2. 그가 그토록 열심히 연구하는 것은 그의 학구열과 명예욕등등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가장 큰 동기는 그가 등에 업고 있는 수많은 아픈자들의 기대와 소망인 것 같다.

그의 책상에 놓여져 있는 얼굴만 움직일 수 있는 전신마비환자의 웃는 사진. 아마도 매일 아침 책상에서 그것을 바라본다면 도저히 자신을 나태해지게 허락하지 못할 거 같다. 그는 그가 만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났고, 그들의 희망을 쥐었고, 그들을 위해 연구한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 가진 사명이라고 말했다.

사실은 나는 그의 사명 그 자체보다는 "나의 사명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 자신에 대한 확신과 앎이 부러웠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잡상3. 그의 연구실에서 난자에 핵을 치환하는 해냈다는 그 여자학생은 지방대 출신이라고 그가 말했다. 내노라하는 사람들이 오려는 자신의 연구실에 지방대 출신인 그녀가 들어오는 것은 굉장히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 하지 않았고, 그의 연구실에서 2년동안 잡일을 하면서 버텼다. 입학허가가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억척같이 연구실에 나와, 가장먼서 나오고, 가장 늦게 들어갔다고 한다.

허드렛일로 가득했던 2년. 철저한 보안을 중요시했던 그의 연구실이었으니 만큼 제대로된 석사생도 아니었던 그녀는 아마 보고 들을 수 있는 것도 상당히 제약이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꽤나 서러웠을 것 같다.

그런 그녀는 결국 3년째 드디어 그의 연구실로 입학했으며, 제일 먼저 난자 핵치환을 해내었다. 그리고 지금은 황우석 교수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라고 표현하는 애제자가 되었다.

나는 그녀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강렬한 확신이 있는가?
그녀의 열정이 참으로 부럽다.
2년의 인고에도 사그라 들지 않을 그런 열망은 과연 어떤 것일까?


P.S 그는 꽤나 강연에 능한 사람이었다. 재미가 있었고, 나름의 위트도 훌륭했다. 대중을 위한 과학자로 나서도 될만했다. 한국에도 리처드 파인만이 나올 수 있을까?

P.S2 그의 연구실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월화수목금금금'과 '전원 새벽 4시 출근 일요일은 6시 출근' 등의 이야기는 일반에게 '열정가득한'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막상 대학원에 있는 나로서는 '애들을 잡는' 좀 과장하게 말한다면 '착취에 막먹는'으로 까지 들린다. 물론 막상 그의 연구실에 있지 않으니 어떤쪽인지야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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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우리나라 과학계에 이런 스타가 없었죠. (어렴풋이 기억나는 우장춘 박사님 정도가 그나마...) 나름대로 한국의 Dawkins (생물학자니까 ^^)로 가능성이 보이는 분입니다.
뭐, '애 잡는데 도가 통한 사람' 인건지 '탁월한 Motivation 능력'을 가진건지는 제가 그 밑에 없으니 함부로 평할 부분이 아니지만, 보통 저런 일을 해내는 사람은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일에 대한 욕심' 하나는 인정해줘야 한다는 거죠.
하루 3시간 자면서 일하는 사람이 바로 주변에도 있긴 있습니다 -_-;; 헌데 그게 과연 능률적인지는 잘 모르겠더군요. 제 경우엔 하루 12시간도 집중하지 못하는데 말이죠;; 출근 후 예열(;;)시간, 점심 식사, 퇴근 직전의 들뜨는(!) 시간을 제외하면 10시간도 될까말까 일겁니다 ㅡㅡ;; 그나마도 마지막 두어시간은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데 -_-)a
2005/06/02 23:12

그 무엇이든.. 최고가 된다는건 정말 멋진거 같습니다^^ 저도 제가 하고 있는 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좀더 채찍질 해야겠군요.. 좋은 포스팅입니다^^
2005/06/03 01:38

樂天主意//최고가 되는 것은 정말로 좋지만, 자신이 무엇에 대해 최고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 제겐 제일 필요하더군요^^. 실은 아직도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칭찬 감사합니다^^
2005/06/03 16:52

금금금..거기다 4시출근 일요일 6시....정말 잡네..잡아.-_- 1분 1초라도 더 연구에 몰두할려는건 알겠지만...대단하다기보단...기인이라는 기분이 드는군.

연휴에도 학교나가서 작업한다고 투덜투덜중이라네.ㅎㅎ 효율적이지 못한 -_- 주말 조작업. 2시간은 빈둥 1시간 바짝. 저걸위해서 왕복 2시간 40분 교통시간을 허비해야한다니...
2005/06/03 17:49

wonjo
사진촬영 금지 였던 거 모르나..?ㅋㅋㅋ

몇가지 점에서 크게 동의하는 후기..
http://cocabear.egloos.com/194088

콜로키움.
많은 사람에게 다방면으로 영향을 주는 이벤트 였다는 생각이 든다.
2005/06/03 21:24

purmarin
지난 가을 내가 만났을 때.. 그때도 그분은 훌륭했어.
지난 가을까지만해도 나의 Big Dream은 행복한 과학자였었는데..
황우석 교수님 강의 들으면서 눈물 흘리면서 다짐도 했었는데 ^^
나도 교수님처럼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 되자...라고 ^^

난 세상에서 우리 엄마를 가장 존경하는데. 그날 이후부터 황우석 박사님을 존경하게 되었었지.
그 이야기도 하셨니?
돈이없고 연구 성과가 별로 빛을 못보던 그 시절에 어떻게 해서든 생명과학 분야 거물들을 만나서 자신의 연구를 보여주고 몇마디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어서 학회라는 학회는 사비를 털어서 다다니셨다는 이야기.
그 이야기가 나한테는 그냥 참 고생하셨네.. 이렇게 다가오는 게 아니라.
'열정이고 노력이고 인내이고 꿈으로' 들렸어.
그런 분이니까 가능했구나.. 손놓고 앉아서 "나좀 봐주세요.내 걸 봐주세요"하는 것도, "언젠가는 될거야."하고 마냥 기다리는 것도 진짜 열정,노력,인내가 아니구나.. 꿈이 있다면 어떤 경우라도 내전부를 걸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지.

나는 지금 과학자가 아닌 다른길을 가려고 하는데...
ㅋㅋ 있잖아. 내가 가려는 이 길이...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황우석 박사님의 희망이 되는 길이더라. ^^
그럼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 되는 거 맞지?
2005/06/03 22:04

monosense//황우석 박사님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그 밑에 딸린 연구원들도 죽겠지^^;; 지도교수가 새벽네시에 나오는데 딸린 애들이 뭔 용가리 통뼈라고 더 늦게 나오겠어^^;; 그나저나 그놈의 조작업은 언제 끝나는거여^^;;
2005/06/05 01:52

wonjo//사진촬영금지라는데 너도나도 찍길래 저도 '딱 한컷'만 찍었습니다^^;
매점 앞쪽 멀리서 망원렌즈로; (이거 거의 망원경이거든요) ㅋ
저도 선배님 블로그서 글 읽었습니다. 링크걸어주신 분의 블로그의 글도 읽었구요. 역시 둘다 동감합니다.
(근데 링크걸어주신 저 분은 고등학교 선배님이신건가요? 뉘신지)
어쨌거나 형 블로그에 트랙백 날릴께요^^
2005/06/05 01:55

purmarin//"손놓고 앉아서 나좀 봐주세요.내 걸 봐주세요"하는 것도, 언젠가는 될거야.하고 마냥 기다리는 것도 진짜 열정,노력,인내가 아니구나.. 꿈이 있다면 어떤 경우라도 내전부를 걸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지. "

이말에 내가 엄청나게 찔리고 있는거 알아^^?
아아; 정말이지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참 부러워. 하지만 나 역시 열정을 키우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니
언젠간 나의 길에 대해 용기를 가질날이 오겠지?
(확신을 가지는건 힘들거 같아서; 용기로 ^^;)
2005/06/05 01:57

이쁜동생♡
나도 이아저씨 보고파!!!
2005/06/05 17:01

이쁜동생//음...니입장에서 보면 아저씨라기보다 할아버지쪽이 좀더 가깝지 않을까^^;;
2005/06/06 01:05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포토샵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선뜻 관련된 책들을 사지 못하는 것은

대부분의 책들이 우리가 원하는 것 이외의 것을 너무나도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때로는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는데에 이유가 있다.

이미 SLRCLUB에서 그 내용의 가치를 인정받은 김주원씨의 강의가 들어있는 책이라

포토샵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망설임 없이 주문을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만족이다.

쉽게 따라할수 있게 잘 편집된것이야 요즘 책들의 기본이니 무슨 특별한 장점이랴.

이책의 특징은 우리가 왜 그것을 하는가? 그리고 그것을 하니까 어떤 느낌이 살아나는가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하고 있는데에 있다.

"사진을 어느정도 찍었다 싶어서 집으로 돌아와 포토샵을 열고 불러 들인다.

이것저것 건드려보지만 결국은 마음에 안들어서 오토 콘트라스트와 오토 레벨 한번씩 주고

가끔 샤픈정도만 한채 그대로 저장한다.

유명한 인터넷 겔러리를 바라보면 정말로 멋지게 표현된 사진이 많다. 맘을 잡고 그 사진들을

따라해보려 하지만, 어떻게 해야하는가? 도대체 어떤 느낌을 살려야 하는가 감이 오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사진에서는, 이러한 느낌을 살리는 편이 좀 더 좋을 것 같다. 그러니까 이러한 방법을 쓰자"

라는 일련의 과정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사진을 보는 법과 느낌을 캐치하는 법에

대해 설명이 더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 책 자체는 포토샵을 전혀 모르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다. 그런분에겐 많이 어려울 것이다.

적어도 기본적인 툴은 다룰줄 아는 사람이라면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은 간추려져 있고

내가 알고 싶었던 내용으로만 충만한 이책이

너무나도 맘에 들어, 배달되어 온 그 날 부터 끌어안고 잠들게 될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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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에만 만났어도 엄청 반가웠을 책이로군요 ㅡㅡ;;
요새는 보는거라곤 저주스러운 Pathway Map 이 유일한 그래픽 화일이라서 ... 아! 전자 현미경 사진도 뽀샵을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까요? ( -_-)a
2005/06/02 22:20

모카군//전자 현미경 사진도 뽀샵이라니^^ 아하핫 정말 센스 최고입니다>_<b;;
2005/06/02 22:38

멋진대요.. 서점가서 뒤적여보고 느낌 좋으면 한번 사봐야겠군요~
2005/06/03 01:36

樂天主意//후회하지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책입니다. (비싸긴 하지만 ㅜㅠ )
2005/06/03 16:52


주위에 나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본인 '면류' 음식에 환장한다. (라면, 냉면, 국수 이런게 이 카테고리안에 들어가 주겠다). 허나 언제나 기숙사에 거주하는 이몸. 면류음식에 대한 사랑은 크나 주위 환경이 받쳐주지 못한다. 라면도 '냄비에 끓인 넉울이' 같은 것을 선호하지만 언제나 '찬물부은 육개장 사발' 같은 것을 들고 절규해야 했다. 허나 기숙사라는 곳은 언제나 취사 금지. 안되면 안되는 대로 전기냄비라도 하나 장만하겠다만은 지금의 대학원 기숙사는 아주 자~알 지어진 건물이라-_-; 전열기 같은거 꼽으면 그 콘센트만 전기가 핑 나가버린다. (인텔리전트 건물이냐-_-?)

허나 죽으라는 법은 없는 법. 기숙사 1층에는 온수기와 전자렌지가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봉지라면을 응용한 '타파통 라면', 군을 다녀오신분들이 잘 아시는 뽀글이 되겠다. 적당한 통에다가 라면과 스프를 넣고 전자렌지에 돌리는 럭셔리 뽀글이로 생명을 근근히 이어가고 있던것이었다. (물론 맛은 냄비라면의 것에 37.42%만큼 모자라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컵라면이 아닌 일반의 라면을 먹을 수 있게 되자, 배때지가 불러버린 본인. 라면이 아닌 것들에 도전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몸이 가장 선호하는 '냉면'을 타겟으로 삼을까 해보았으나, 전자렌지의 구리구리한 화력으로는 역시 무리라고 생각하고 접었다. (지마켓의 7900원짜리 메밀냉면세트가 얼마나 본인의 마음을 아프게 했는지 모른다. 냄비가 있으신 분들은 지르시라.) 그래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국수!



그렇다. 국수를 먹어보자. 하얗고 탄력있는 면발의 국수를 먹어보자. 국수다아~~!

롯데마트에서 염가판(와이즐~렉)으로 나온 국수 900g을 구비했다. 별도로 야식먹을 타이밍을 잡지 못해 한참 동안은 그냥 끌어안고 잠드는데 만족했다(-_-;) 그러나 바로 어제! 드디어 작전에 들어간 것이다.


[아리따운 국수의 자태가 보이는가? '의사결정의 순간'. 이 긴장되는 순간의 이몸의 정신상태를 보여주는 책되겠다]


왼편의 저 투명하고 영롱한 것이 전문용어로 대(對)뽀글이전용범용그릇형결전병기 되시겠다. 쉬운말로 '플라스틱통'이다. 우리를 식도락의 낙원으로 인도하실 그분이다. 가운데 '의사결정의 순간'은 이 몸이 국수의 불어터짐과 안불어터짐의 타이밍 경계선에서 과감히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의지를 불어넣어 주실 지침서이다. (거짓말) 그리고 오른쪽 오늘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주실 롯데마트의 국수씨다. (뽀글이를 위해 '가는면'으로 샀다)


[국수 장전!]


.
.
.
통이 작다.
.




[면발이 짧다고 맛이 변하는게 아니다!]



[우리를 국수 천국으로 인도하실 '냉온수기 님'과 '전자렌지 사마'시다.]


1.온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붇는다. 2. 전자렌지에 돌린다. 3. 냉수기에서 찬물로 행궈낸다. 라는 삼단계과정을 거치게 된다. 뽀글이로 단련된 타이밍 감각과 '의사결정의 순간'의 지원아래, 전자렌지라는 혹독한 환경에서도 쫄깃한 면발을 뽑아내는데에 성공했다. 본인은 여기서 '국수의 양과 물의 양, 그리고 전자렌지 타이밍의 상관관계'에 대한 심오하고 놀라운 상관관계를 발견하게 되었으나 엠바고를 지키기 위해 여기서는 생략한다. (대강 찍었다. 잘익어서 다행이다)


[용쓰고 계시는 전자렌지 사마]




[노력의 결과물. 땀은 우리는 배신하지 않는다.]


험난한 고난의 과정을 거쳐서 우리는 쫄깃쫄깃 탄력이 넘치는 면발을 얻게 된다. 자 여기서 우리는 굉장히 심각하고도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된다. 그렇다. 비빔국수인가 국물이 있는 국수인가 이다. 그렇다. 비빔국수는 쉽다. 어디선가 적당히 양념을 얻어서 비비면 되는 것이다. 그런 나머지 이미 '비빔면'이라는 브랜드로 팔리고 있기까지 하다. 여기서 그냥 순수히 비벼먹어 버린다면, 우리가 비빔면의 그 순탄한 길을 버리고 여기까지 온 의미는 무엇이란 말인가? 본인 15살 이후로 세상과 쉽게 타협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남들이 전부 비빔국수라고 말할때 홀로 물국수 라고 외치는 호기를 보여 보겠다. 그리하야! 오늘의 다크호스!


[우리를 물국수의 세계로 인도할 가쓰오부시 국시장국님]


가쓰오부시 국시장국님께서 등장하실 때가 된 것이다. 슈퍼에서 이분을 집어들면서 참으로 많은 고민을 했었다. 과연 이분이 제대로 된 맛을 내어 주실지, 아니면 아스트랄의 세계로 본인의 혀를 인도해 버리실지 전혀 감각이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몸 도전했다. 샀다. 원래 모든 혁명과 발전은 어느정도의 위험감수 아래에서 나오는 법이다.

'콸콸콸콸'


과연 어떤 맛일까. 점점 갈색으로 변해가는 국물을 바라보며, 긴장과 기대로 마음이 쿵쾅거린다.


[완성! 여전히 '의사 결정의 순간'이 우리를 써포트 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제 시식!.

한입.

또 한입.

그리고 갑자기 열심히 먹기 시작한다.

국물까지 마시기 시작한다.

정말로, 정말로 열심히 먹고 있다.

우와와!!
.

.

.

맛없어 ㅡ_ㅡ;;;
.

.



아까워서 다 먹어 치웠다. 고통을 오래 느끼기 싫어서 빨리 먹어치웠다. 아아 ㅡㅜ 아까워. 눈물나. '의사결정의 순간'은 패대기 쳐버렸다. 뒤집어 버렸다.


[인내의 시간은 지나가고..]



심대하고 장대했던 이몸의 물국수 도전은 이로서 아쉽게 끝났다. 삶이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인생이란 자신의 예측과 벗어나는 쪽이 훨씬 더 많은거다. 우리는 언제나 스스로의 결정에 대한 결과를 책임지고 받아 들일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설사 그 결과가 자신의 원치 않았던 것이라도... 그러면서 우리는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다.. 라고 오늘의 가쓰오부시 물국수 님께서 가르쳐 주신것이다. (거짓말마라아아~!!! 이런 jack일슨 -_-;; )

돌아가신 정모 회장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한번의 실패로 단념해 버린다면 우리의 인생은 언제 자라날 것인가!

그런고로


.

.

.

.

.



다음엔 이거다!!! (부활하신 '의사결정의 순간'님)


p.s 잊지않겠다. 가쓰오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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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하하.. 테터센터에서 들렀습니다만.. 글 참 재미있게 쓰시내요^^
제가 아는 한 사람과 비슷한 어투라 정겹고 즐거웠습니다. 다음엔 꼭 비빔장에 성공하시길!!
2005/05/28 20:20

용호씨//아하핫^^ 그 아시는 분 저도 뵙고 싶군요^^
다음번엔 '비빔장 성공기'를 올릴 수 있게 되길 빌어요^^
2005/05/28 22:11

으하하하하 마지막에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네!!! 지금 단독주택때문에 골머리를 썩느라(오늘 10시간째 잡고있다네) 무표정 그자체였는데.
아주 크게 한번 웃는구만! ^-^!
나는 그냥 무시하고-_-; 버너랑 라면제조의 필수품 양냄비-_-를 구비했다네.
계란은 기본으로 퐁당~ 소시지도 한번씩 ~ 치즈도~ 한번씩~ 짜파게티와 비빔면을
먹을때는 미리 삶은 계란 준비하는 센스.;;;;

여튼..자네..대단하이..ㅠ-ㅠ
2005/05/28 23:47

monosense//아아 럭셔리한 라면을 먹는구만. 이몸은 신김치라도 준다면 절이라도 하겠네. 소시지라니. 계란이라니. 치즈라니이!!!! 넓은 마음으로 참겠네만; 놀러갈때 대접하게나 ^^;
2005/05/29 01:21

이쁜동생♡
오빠야 너무 불쌍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05/05/29 13:54

이쁜동생//때끼^^ 불쌍하다니^^;; 응 ㅜㅠ 오빠 불쌍하지ㅡㅜ
2005/05/30 01:48

아, 저 비빔장은 맛있어 ^_^
나도 종종 소면 끓여서 비빔장 비벼먹는데 짱이야 짱! >_<)b
2005/05/30 19:11

전 12년째에 접어드는 기숙사 경력에 걸맞게
파이렉스(!) 용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_-)a
다만, 실험정신이 부족해 아직 소면에 도전은 못해봤는데
이번 기회에 용호님의 포스팅에 힘입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봐야 되겠네요 +_+
2005/05/30 21:30

miloo//맛있단 말이죠^^? 냐하하핫!! 잘됐습니다. 다행입니다 ㅜㅠ (주륵) 가쓰오부시 싫어요;
2005/05/30 22:04

모카군//역시 생활을 아시는 모카군님.
파이렉스(!) 라니요. 그런 울트라 럭셔리 용기를 사용하시다니, 저도 첨에 그거 살라다가
돈이 없어서 플라스틱나부랭이로 사버렸어요 ㅜㅠ 흑흑.
누군가 다음 용호씨 생일엔 파이렉스 용기를 사달라!!
모카군님의 소면도전기.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ㅋ
2005/05/30 22:07

영희
의사결정의 순간?!? 푸하하하ㅋㅋㅋㅋ
2005/05/31 20:10

묵직한(?) 손맛에 투명하게 비치는 국물의 유혹!
렌지족에게는 필수품입니다 -_-)b
(세상에... 라면 용기를 뽐뿌질하는 날이 올 줄은 ㅡㅡ;)
오늘 퇴근길에 소면과 비빔장을 식량 저장고(?)에 추가했습니다 -_-
벌써부터 주말이 기다려집니다 -_-;;
2005/05/31 22:15

영희//때끼; 웃다니^^;
2005/05/31 23:20

모카군//파이렉스라면, 이쁘겠죠? 파이렉스라면 다이옥신같은거 걱정 안해도 되겠죠? 파이렉스라면....
이미 뽐뿌받아버렸습니다.^^;
저도 주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빔면 도전기!
2005/05/31 23:21

어디있나 어디있을까 찾다가 찾아버렸네~ ^ㅇ^ 아하하하....
오라버니 대단하시와요... 큭큭.. 아침부터 재미있군!!
2006/03/15 08:33
아하하핫^^;;
어제밤에 국수 재도전 할랬는데 그냥 잠들어버렸어^^; ㅋ
뭐 밤중에 밀가루음식 안먹었으니 잘 됐기는 하지만^^ ㅋ

2006/03/15 20:39

ym.lee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2010/02/21 02:16




지난 일요일, 모범청년 창훈군과 함께 MICHAEL KENNA의 사진전을 보러갔습니다. 사진전을 그럭저럭 돌아다니긴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냥 실망과 안타까움을 느꼈던 케이스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주제가 우리가 바라는 것과 너무 다르거나, 추상적 예술 그 자체에 파고들어버린 듯한 작품들을 즐기기엔 전 꽤나 초보자였거든요. 그런 까막눈의 용호씨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은 상당히 느낌이 좋았습니다. 특히 이번 인터넷에서 보게된 몇개의 샘플들은 '이번에는 혹시?'하는 느낌을 가지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WHITE WALL GALLERY는 청담동에 위치한 작은 미술관입니다. 작은 건물의 지하에 위치하고 있어서 약간의 우려도 있었으나, 직접 들어가보니 걱정은 많은 부분 상쇄되었습니다. 비록 작은 규모에 입구가 좀 횡하기는 했지만, 미술관에서 중요한 것은 작품들이 어떻게 전시되어 있냐는 것!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조명이 밝게 비추고 있고, 불빛도 백색광이어서, 사진을 감상하기에는 상당히 적절했습니다. 이제껏 몇번의 사진전을 다녔었지만,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어두운 조명을 쓰거나, 화려한 색의 조명을 사용하거나 하였는데,그런 조명은 사진 자체의 색감이나 느낌에 영향을 주는 때가 왕왕있어서 안타까움을 샀던 경우가 있었거든요. 그러한 점에서 이 전시관은 상당히 고려를 많이 해놓은 듯 했습니다.




MICHAEL KENNA의 사진들을 짧게 정리하자면 '선과 안개 그리고 그들이 만드는 희미한 꿈' 이라고 이야기 하겠습니다. 모든 사진은 모노크롬이었습니다. 굳이 좀더 세세히 따지자면 은빛의 세피아톤의 느낌이었습니다. 작은 크기에 담긴 흑백의 풍경은 마치 회화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의 사진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그 질감인데 멀리서 봤을때의 부드러움 그리고 가까이서 느껴지는 까슬까슬함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Suspended Vine, Marley, France. 1995


[SUSPENDED VINE] 과 그 근처에 전시된 사진은 쉬이 피사체가 되기 쉬운 '길'들을 찍은 것이었습니다. 보통의 사진들은 원근감을 포커싱으로 표현하는데 반해 작가는 대부분의 사진에서 굉장히 깊은 심도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깊은 원근감을 얻을 수가 있었는데, 바로 거의 대부분의 사진에서 나타나는 '안개'입니다. 시선이 쫓아가는 그 끝에 언제나 자리잡고 있는 안개는 이곳이 끝이 아님을 표현하는 동시에, 우리의 생각과 시선이 명확한 길의 끝에서 끊겨버리지 않고 부연 안개처럼 사뿐히 흩어져버리게 해버립니다.

Fifty Five Birds, Wolverton, Buckinghamshire, England, 1991


가장 인상깊었던 사진중의 하나인 [FIFTY FIVE BIRDS]는 마치 꿈속을 표현한것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광활함에도 불구하고 직선의 단순함이 느껴지는 대지를 채우고 있는 양떼들과 그들의 머리위로 펼쳐진 부연 하늘을 날아가는 55마리의 새들. 하나하나는 분명히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이지만 이들이 정말로 이순간에 이렇게 어울려 존재할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하는 그런 묘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왠지 양한마리, 양두마리를 세며 잠이 드는 서양의 정서랄까요?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그 꿈의 도입부가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Biwa Lake Tree, Study 2, Omi Honshu, Japan, 2002


[BIWA LAKE TREE]는 이번 사진전의 브로셔의 표지를 차지 하기도 했던 사진입니다. 특히나 이 사진은 인터넷에서도 꽤나 떠돌았었기 때문에 가장 많은 분들이 접해봤던 사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본에서 찍었다는 이 사진에서는 동양적인 정갈함이 뽑아져나옵니다. 정갈함과 차분함, 조용함은 그의 모든 사진에서 느낄수 있지만, 특히나 이 사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나무이외의 저 빈 공간에 그 느낌들이 꽉 채우고 있는 듯 합니다.



다른 작가들의 사진들에 비해 케냐씨의 사진은 대단히 쉽습니다. 쉽다는 의미는 그 분위기가 보잘것 없다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너무나도 사진들이 흩뿌리고 있는 분위기가 강해서 초보자라도 쉽게 반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그런 강한 분위기가 동적인 역동성에서 나오는것이 아니라 극도의 정적인 조용함에서 나오기에, 처음의 강렬한 느낌에만 우리를 반응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계속 바라보면서 그 속에 숨어있는 작은 느낌을 느끼는 순간까지 질리지 않게 해준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제가 받았던 케냐씨의 사진들은 '이른 아침 침대위에서 잠에서 깨어, 잘 생각나지 않는 꿈속의 희미한 풍경을 떠올려본다.'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혹시나 요 근래 어딘가를 헤메이는 꿈을 꾸신적이 있다면 케냐씨의 사진전을 가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거기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진출처 : http://www.michaelkenna.net

이글은 지난 2003년 9월에 썼던 마이클 케냐의 사진전에 대한 후기를 수정한 글입니다. 올해도 케냐씨의 사진전은 3월 18일부터 4월 17일까지 이 WHITEWALL전시관에서 열렸습니다. 내년에도 열렸으면 좋겠는데^^ 꼭 가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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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이클 케냐전 후기도 쓰셨군요~
잊지 않고 트랙백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는 비가 많이 오는 날 가서 이런 입구가 있는지는 또 몰랐는데
올려주신 사진들 보니까 그 때 기억이 또 새록새록 납니다. ^^
갤러리 느낌도 상당히 좋았고, 작품은 더욱더 인상적이었죠. 헤~
2005/05/08 21:02

음~ 다시 올라왔구만.다시읽어봐도 참 좋으이. 그때 사진숩 과제로 낼때 용호군의 글도움을 받았었는데.^^ㅎㅎ [FIFTY FIVE BIRDS] 이 사진을 가장 좋아하는데 우린 실제로 세아려보지도 않았던가..-_-;;
2005/05/09 01:32

sunca//네^^ 오늘 날잡고 올렸습니다.
마이클 케냐는 그 날 이후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중에 한사람이 되었어요^^
정말 멋지죠^^
2005/05/09 02:07

monosense//홀홀홀. 그때정말 재밌었지^^
그러고 보니 우리가 알고 지낸지도 꽤 된거구만. 시간 참 잘가네 그랴~
[FIFTY FIVE BIRDS] 그때 우리 세다가 실패하지 않았나^^? ㅋ
2005/05/09 02:08

영희
제일 마직막 사진 제일 맘에 든다^^
새들 수를 세봤다고? 정말? 농담이지?-_-;;
2005/05/16 19:32

거기서 죽치고 서서 세다가 한 열댓마리 세다가 머리아파 포기했다네; ㅋ
2005/05/18 01:55




어느 조용한 오후에

4월 이야기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



당시.

이 영화를 봤을때 내 나이는 갓 스무살이 되었을 때였다. 시골에서 막 상경한 약간은 어리숙한 소년이었던 나는 아직도 이곳의 번화함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워하는 시기였고, 중고등학교를 통틀어 극장에서 영화를 본 기억이 한손으로 꼽을 수 있었을 정도였었다. 그런 내가 이번 주말에는 서울의 극장에서 영화를 보자고 맘 먹었던 것은 굉장히 의외인 일이었고 또 도전인 일이었다.

꽤나 사람이 많이 붐비던 강변역에서 내려 극장을 찾아나섰다. 극장이란건 의례 지상 1층, 또는 지하 1층정도에 존재하는, 그리고 한번에 영화가 하나가 상영하는 그러한 곳이라는 인식과 달리, 이곳의 영화관은 무려 건물의 최상층에 있었고, 거기다가 여러개의 영화가 한꺼번에 상영한다는 건, 미리 들어 알고 있었지만 꽤나 놀라웠다.

매표관에서 표를 끊기위해 돈을 내미는데에도 마치 모험을 하는 아이와 같이 두근거렸었고, 그렇게 받아본 표가 신기해서 한참을 바라보기도 했다. 자리를 찾지못해 한참을 두리번 거렸었고, 자리에 찾아앉았을때는 묘한 만족감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극장의 불이 꺼지던 그 순간은 또 어찌나 설레던지.. 어쩐지 정말로 도시에 온것 같아. 라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그런 때.

그때 봤던 그 영화가 바로 '4월이야기'였다. 어째서 이 영화를 고르게 됐었는지는 정확히는 기억이 안난다. 그저. 4월이니까. 라는 기분으로 봤던거 같기도 하다. TV에서 꽤 많이 광고를 하기도 했고, 러브레터를 꽤나 여러번 봤던 나로선 이와이슌지 감독이라는 말에 끌리기도 했다. 꽤나 여러이유가 생각나지만 정확히 뭐 때문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첫번째 보는 영화라면 왠지 저런 분위기의 영화를 보고 싶어. 라는 생각이었던것 같다.

시골에서 상경한 여주인공. 자신과는 꽤나 다른 세상. 지는 벚꽃. 오후의 햇살. 처음보는 거리, 새로 지내게된 집, 낯선 친구들. 그리고 마음속으로 그렸던 사람.

짧은 영화였다. 한시간정도밖에 안되었으니까. 뭔가 이야기가 시작되려다가 끝난다는 느낌으로 영화는 스텝롤이 올라가버렸고, 왠지 아까운 기분에 자리에 조금 더 앉아 있었던거 같다... 왠지 저 기분 알듯도하다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영화라는 것에 굉장히 거창한 의미를 기대하고 들어섰던 나에게는 역시 이런 소소한 느낌은 조금 아쉽다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지난 주 어느 아침. 학교로 걸어가든 그 좁은 길에서, 바람에 길가의 벗나무들은 꽃잎을 떨어뜨렸고, 하늘하늘 떨어지던 하얀 조각은 내 손위에 내려앉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 귀에는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그 때부터 갑자기 내가 5년전에 봤던 4월이야기가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세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흐드러지는 벚꽃과 따뜻한 햇살. 기억나는 것은 단지 이 두가지뿐.

그럼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만 생각이 떠오른다. 영화속에서 흐르던 느낌과 음악들이 내 일상에 오버랩되며 그리운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여자주인공은 그런 느낌이었을까? 자꾸 궁금해하며 생각에 잠기게 된다. 그리고.. 왠지 아련하다.

그랬다. 그때의 나는 영화속 여자주인공처럼. 어렸고, 두근거렸다. 그녀 처럼 부모님의 배웅을 받으며 멋모르는 도시로 올라왔으며, 두려움과 호기심 모두를 가진채 조금씩 내 주변의 세상을 접해나가며 조심스럽게 적응해 나가던 시기였다. 눈물이 날만큼 닮았던 이야기 였다. 어째서 영화를 보던 그때는 몰랐을까? 어째서 이렇게나 한참이 지나서야 생각이 나는걸까. 어째서 그리고 이렇게나 마음이 답답한걸까? 그리운걸까?

어딘지 잘 모르는 곳에 보관된 옛날에 찍은 사진처럼, 오랜세월동안 보지 않다가 어느순간 기억이 나버린, 그래서 너무 너무 그립지만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르는 듯한.. 그런 느낌이 난다. 내 어리던 모습에 대한 그리움. 이 영화가 그려내고 있던 느낌과 그러한 영화를 극장에서 두근거리며 바라보고 있던 나에 대한 그리움. 그것들이 내 가슴에 가득차서 나를 자꾸 설레고 아쉽게 한다.

여운이라는 것은. 때로 5년이 지나고 나서 퍼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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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sense
아주 소소한.일상적인 이야기. 그래서 너무나 편하게 흡수되었는데 어느새 끝나버린 영화. 나도 이영화를 봤을때 아쉬움에 한번더 보고 그랬었는데...
자네.글을 보니 음...또 한번 보고 싶구만...이노무 시험은 질질질~-_-;;;
2005/04/24 00:40

monosense//응응. 시험이 끝나면 한번 다시 봐봐. 왠지 우리들 이야기 같을꺼야. 서울로 올라온 어설픈 스무살의 이야기. 그리고 그때에 대한 아련한 향수ㅜㅠ
나도 이노무 시험이 끝나면 다시 보려고 마음먹은 참^^
2005/04/24 02:00

은영
^^ 4월이야기에 관해서 이제 공감하는건가? ㅋ
혼자서.. 극장에 앉아 이영화를 보고나서 얼마나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아무것도 몰랐지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
또 보면.. 또다른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거야.
난 아예 VCD를 사다놓고 가끔 그리울때마다 보니까 ^^
2005/04/24 02:51

은영//시험기간에 4월이야기 다운은 받아놓고도
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느라 어찌나 힘들었던지^^
내일 오후에 볼 생각이야. 마음을 가다듬는 중이야^^
왠지 이 영화를 다시 보고 나면, 4월에 대한 기분을 정리할 수 있을거
같기도 한 느낌이 들어^^
2005/04/27 00:13

하죠교님.. 4월 이야기 보내주심 안될까요?
러브레터는 수십번 봤지만 , 4월 이야기는 아직이거든...
2005/05/02 20:08

wonjo//아하핫^^; 네 보내드릴께요.^^ 세미나시간에 드릴까요^^? 연락하겠습니다.^^
2005/05/0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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