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간밤에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왔는데, 오늘은 눈을 뜨니 세상이 참 맑더라. 시계를 맞춰놓지 않고 잠들었던지라, 시간은 벌써 점심때에 가까웠었고, 주중 휴일의 여유로움을 느끼려 이불속에서 조금 꼼지락 댔었더랬다. 창으로부터 따뜻한 햇살이 내려쬐고, 형광등이 아닌 햇빛이 가득채운 방안은 비록 이것저것 잡동사니들로 어지러워져 있어도 꽤나 이쁘더라. 몇분여의 꼼지락도 지겨워졌고, 목이 마른터라 부억으로 갔더랬다. 정수기에서 시원한 냉수한 잔 부어 꿀꺽 마시니 등골까지 시원터라. 그리고 소리가 들리더라. 매미소리더라.

어제부터 울었는지, 그제부터 울었는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올해도 여전히 매미가 울기 시작 했더라. 이번에도 나도 모르게 '아. 여름이구나'라고 생각해버렸단다. 나는 언제나 매미소리로 내 자신에게 '이제 여름'이라고 선언하는 듯 하구나.

여름이더라. 이제껏 수십번 겪었고, 해마다 낯설었는데, 이상하게 올해는 익숙하게 느껴지는 여름이더라. 이십몇년이 지나서야 마치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온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처럼 올해서야 익숙하더라. 그런데 조금 슬프더라. 그렇게 익숙해져버리는 것이, 감흥이 덜해지는 것이. 세상에 내가 신기하게 여기고, 놀라던 일이 하나 줄어든 것 같아서 그래서 조금 슬프더라.

그래서 생각이 들더라. 뜬금없지만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가만 있으면, 새로웠던 것들이 익숙해져 버리는 것이 되어버리더라. 내버려두면 소중한 것들이 평범한 것들이 되어버리더라. 그래서 열심히 살아야겠더라. 그렇게 익숙해져가는 것들이 다시 되새기고, 다시 새롭게 다가오는 것들을 정성스레 찾아내야 겠더라. 그런게 삶을 살아가는게 아니겠느냐 하는 생각도 들더라.

오늘도 매미가 울더라. 나는 아직 젊고 세상을 충실히 살아나가려 다시 다짐하게 되더라.
그래서 나는 기쁘더라.
  
트랙백 0  |  댓글 4  |
저는 아직까지 매미소리를 듣지 못한것 같네요.
들었어도 소음이라 여기고 넘겼으려나? ^^;;
2007/07/17 21:12
세상이 시끄러워져서 매미들 우는 소리도 더 커졌데
매미도 살기 힘든가봐요^^

2007/07/24 14:59

영희
병원밖을 나가야 매미소리를 듣지-_-;;
2007/07/21 23:03
넌-_-; 감옥에 살고있군화~

2007/07/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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